래리 킹의 굴욕

November 16th, 2006 by 라띠



오늘 digg에 래리 킹 얘기가 메인에 올라왔다. Roseanne Barr 라는 방송인이 자신의 블로그에 부시의 호전성에 대한 비난글을 올렸고, 이 내용이 화제가 되서 인터뷰를 한 모양이다. 그런데 인터뷰 도중, 래리 킹 스스로 “인터넷을 한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고 했단다. CNN의 프라임타임을 책임지는 세계적인 언론인이 인터넷과 담쌓고 지낸다니 참 신기한 얘기다. 물론 래리 킹의 나이(73세)를 생각하면, 인터넷을 한다는게 오히려 신기한 일이겠지만, 나이가 무색하게 여전히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는 그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더구나 인터뷰 대상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이슈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으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그의 모습을 보면, 이미 오래전 부터 당연히 인터넷을 사용하리라 생각됐는데 말이다.

예상대로 댓글은 비난과 비아냥 일색이다.

“역시 그러니 아는게 없지”
“정말 끔찍하게 슬픈 대화로군”
“래리, 당신은 엄청난 포르노들을 놓치고 있어”
“래리 킹은 패배자, 좀 배우라고 이 늙은이야”
“정말 래리 킹 얘기야? 혹시 돈 킹(Don King) 얘기 아냐?”
“래리 킹은 등신 Larry King is an Idiot… 으로 구글에서 검색하면 결과가 무려 740,000개나 나온다구”
“도대체 당신 프로그램 준비는 (인터넷도 없이)어떻게 하는거야?”

이렇게 래리 킹에게는 굴욕적인 댓글이 계속 올라오는 중이다.

하지만 대다수와 상반되는 댓글이 눈에 띈다.

“인터넷이 새로운 인류의 지식창고이긴 하지만, 인터넷을 안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무식하다거나 시대에 뒤쳐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수많은 책, 대화, 경험, 사고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가치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에 대해 지나친 비난을 자제하자.”

과연 누구의 얘기가 옳은가? 인터넷을 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쳐진 무식쟁이가 되는가, 아니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혜로울 수 있는가. 인터넷은 지식(Knowledge)을 제공하지만 지혜(Wisdom)는 얻을 수 없는가. 인터넷이 전통미디어를 대체할 수 있을가? 과연 전통미디어가 인터넷 미디어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을까? 그 둘이 통합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통합은 어느 쪽이 주도하게 될까?

최첨단 인터넷 미디어의 총아인 digg이 전통미디어의 대부 래리 킹을 신나게 두들기는 모습을 보면서, 결론없는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해봤다.

PS. 만약 우리나라에서 손석희 씨가 인터넷을 안한다고 고백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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