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처럼 미팅하기
October 2nd, 2006 by 라띠
“지긋지긋하다”라는 말이 먼저 떠오르는 회의. 한번 했다하면 마라톤 회의. 뒤죽박죽되는 개인 스케줄. 아무 생각없이 불려가서 멍하니 앉았다 나오는 회의. 회의를 끝내고도 여전히 텅빈 머리. 여전히 시도 때도 없는 회의 호출. 시간낭비, 자원낭비, 인재낭비… 낭비투성이 회의는 이제 바꿔야 하지 않을까.
일주일에 평균 70번의 미팅을 한다는 구글 검색부문 부사장, Marissa Mayer 가 말하는 성공적인 미팅을 위한 여섯가지 원칙을 살펴보자.
1. 핵심의제를 미리 정한다.
회의에서 다룰 내용을 미리 참석자들에게 알린다. 흔히들 아젠다(Agenda)라고 하는데 이 아젠다는 회의 참석자들에게 회의를 통해 달성되어야 할 목표를 명확히 해주는 역할을 한다.
2. 필기할 사람을 정한다.
필기할 사람을 정할 뿐 아니라, 필기 내용이 프로젝터에 표시되도록 한다. 잘못된 점이나 모순된 내용을 그 자리에서 즉시 바로잡기 위함이다. 기록된 내용은 회의 불참자에게 전달되고, 추후 활용을 위해 저장된다.
3. 짜투리 시간을 활용한다.
회의는 꼭 정해진 시간에 30분 이상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꼭 회의할 문제지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 작은 주제는 짜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큰 회의의 앞뒤 5~10분 혹은 업무중간의 짧은 시간을 활용하여 작은 미팅(micro-meeting)을 하면, 업무의 흐름이 끊기거나 시간이 낭비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회의에도 융통성이 필요하다.
4. 근무시간을 지킨다.
너무 당연하고 기본적인 사항이다.(한국에선 아직 요원하다-_-;)
5. 정치를 지양하고, 데이터를 활용하라.
여러 옵션중에 한가지를 선택하는 회의의 경우, 개인적인 호불호 혹은 사내의 정치구도에 따라 선택여부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데이터에 의한 판단을 중시한다. 단순이 ‘느낌이 좋다’ 식의 판단이 아니라, ‘10% 성능 개선 가능” 등의 명확한 판단 근거로 결정한다.
6. 시간을 정해놓고 한다.
구글의 모든 회의실에는 큼직한 타이머가 비치되어 있다. 회의가 시작되면 타이머가 카운트다운된다. 그만큼 타이트한 회의로 집중력을 높일 수 있고 각자의 스케줄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구글이라고 해서 그리 특별한 건 없다. 사실 대부분이 상식적인 내용이다. 하지만 아는 것과 아는 것을 제대로 실행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많은 회사들이 시간을 정해놓고 회의를 하겠지만, 이렇게 타이머를 카운트다운하며 회의하는 곳은 흔치않다. 게다가 구글의 타이머는 프로젝터의 대형 화면으로 남은 시간을 분 단위로 보여준다니 실제로 압박감을 느끼며 집중력있게 회의할 수밖에 없다. 특히 회의 필기 내용을 프로젝터로 모두가 보면서 하는 것은 기발한 아이디어다. 회의를 하면서 서로 이해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서로 다르게 받아들이고 오해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구두 발언을 곧바로 활자로 옮기면서 그런 오해의 폭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그리고 실제 회의 내용과 기록된 내용을 나중에 비교하면 많이 달라서 서로의 기대치가 어긋나는 경우도 얼마나 많은가. 구두 발언과 기록의 차이를 최소화하는 효과적인 아이디어다. 서로의 기대수준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회의의 중요한 목적이 아닌가 말이다.(보통 막내가 회의 필기를 많이 하는데, 이런 식으로 하려면 어느 정도 내공있는 사람이 필기를 맡아야 할듯)
업무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회의. 모두가 구글과 똑같이 할 수는 없겠지만, 한번쯤 벤치마킹 해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
NoPD Says
한국에선 참 쉽지 않은 내용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인데… 한국에서 쉽지 않다는 현실이 더 이상한 것이겠지만요…쿨럭…)
지금도 오전에 하던 회의 계속 하면서
열심히 다같이 삽질을 하고 있다는…. ;;;;;;
Oct 2nd, 2006 at 3:42 pm
el. Says
효율적인 미팅에 대한 내용은 정말 수십번을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그만큼 우리 기업들은 참 한심스런 미팅 문화가 너무나도 산재해있죠.. 혼자 힘으로 고칠수도 없고.. 답답합니다.
Oct 2nd, 2006 at 4:38 pm
filmkiller Says
정말 오랜만에 워드프레스 사용자를 만난 듯합니다.
포스팅도 잘 읽었구요.^^
앞으로 워드프레스 사용할 때 궁금한 점이 있으면 종종 여쭤봐도 될까요??
Oct 2nd, 2006 at 5:58 pm
라띠 Says
NoPD/ 한국의 회의문화, 진작 바꿨어야 하는데 여전히 아쉽죠.
el./그쵸. 아무래도 경영진들이 먼저 솔선수범해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filmkiller/ 반갑습니다^^ 워드프레스에 대한 궁금한 점이요? 저보다 훨씬 훌륭한 분들 많은데요. 한국 워드프레스 포럼도 있구요.
Oct 2nd, 2006 at 11:48 pm
zenguy Says
지나치게 거짓이 만연한 조직 또는 정치적인 조직에서는 상사에서 잘보이기 위한 아부와 밍기적 밍기적 끌려가듯 결정되는 결과물들을 보면서 정말 진저리 나게 싫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사적인 농담을 주고받으며 희희낙낙거리는 회의도 싫구…
기발한 아이디어가 몇가지 있는 듯 합니다.
예로 회의시간에 타이머를 켜 놓는다는것은… ^^
회의의 압박을 그런데서 찾을 수가 있군요. -.-;
Oct 3rd, 2006 at 10:05 am
라띠 Says
zenguy/ 그쵸. 보통은 기껏해야 벽시계 하나 있는 회의실이 대부분인데, 구글의 타이머는 정말 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Oct 4th, 2006 at 3:18 am
너른호수 Says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제 블로그에 퍼가도 될까요?? -.-;;
(당연히 출처밝히고 전문으로,. )
Oct 4th, 2006 at 1:40 pm
라띠 Says
너른호수/ 예^^
Oct 4th, 2006 at 11:22 pm
Memory Says
회의 자체를 위한 회의가 많습니다…이것도 참 업무의 비효율화를 극대화한다고 할까요..
Oct 10th, 2006 at 3:41 pm
라띠 Says
Memory/ 그쵸. 핵심의제도 명확치 않은 회의가 너무 많죠.
Oct 11th, 2006 at 12:19 pm
벗님 Says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저의 블로그에 위의 포스트와 블로그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 출처와 원문 그대로 표기하였습니다. )
혹시 원치 않으시면 지우도록 하겠습니다. ^^;
Dec 19th, 2006 at 12:45 pm
라띠 Says
벗님/ 출처만 밝혀주신다면 상관없습니다.
Dec 21st, 2006 at 2:20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