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는 기업의 적?
September 19th, 2006 by 라띠
“크립토나이트의 자전거 자물쇠를 볼펜으로 여는 동영상이 Engadget의 포스트로 올라왔다. 소비자들의 빗발치는 항의에 이 회사는 해당 제품을 모두 리콜할 수 밖에 없었고 손실액은 1000만달러에 달했다.”

전통적으로 기업에게 적대적인 세력들은 일부 강성노조, 환경운동가, NGO, 시민단체, 소비자단체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요즘은 블로거들이 강력한 적대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업입장에선 이들이 전통적인 적대세력보다 더욱 다루기 힘들다. 전통적인 적대세력에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이름으로 요구조건을 어느정도 들어주거나, 시민단체, 소비자단체 등의 전문가를 아예 영입하는 등, 여러가지 회유책을 써서 무마가 가능했다. 그러나 블로거들에게는 그런 방법을 사용할 수가 없다. 기업을 비판하는 블로거가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조차 알수 없기 때문이다. 블로거들은 전문지식이 있거나 없거나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아무 거리낌없이 특정 기업, 제품, 서비스에 대한 비판을 가한다. 그리고 그런 블로거들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게다가 누구나 그런 블로거일 수 있다.
기업들 입장에서 더욱 큰 문제는 블로거들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한 개인의 작은 목소리로 시작되지만 웹에서 한번 입소문을 제대로 타게되면 그 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고 파급력 역시 엄청나다. 과거에는 몇몇 소수의 신문, 방송만 잘 틀어막으면 대강 무마할 수 있었던 일도, 웹에서는 한 번 제대로 터지면 막기가 힘들다. 기업들에게는 참 골치아픈 일이다.
하지만 블로거가 기업에게 마냥 적대적인 세력만은 아니다. 이정환님의 바이러스 백신 관련 포스트는 안철수연구소엔 치명적인 내용이지만, 뉴테크웨이브에겐 상당한 홍보효과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 유명한 TechCrunch의 경우엔 신생 웹서비스 회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홍보의 장이되었다. 일단 이 블로그에 호의적으로 언급되면 다른 어떤 매체보다 홍보효과가 크다. Engadget, CrunchGear, Gizmodo 등의 블로그는 첨단 디지털 제품이라면 반드시 평가를 거쳐야 하는 곳이다. 역시 이들 블로그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 웬만한 매체광고보다 나은 효과가 있다.
또한 블로그를 통해 제품, 서비스에 대한 고품질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블로그 상에서 이뤄지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모니터링하면, 기업입장에서는 심층그룹인터뷰(FGI)를 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볼 수도 있다. 한번 제대로 FGI를 하려면 투입되는 돈, 시간, 인력이 도대체 얼만가. 블로그를 모니터링 하는 것 만으로 일반설문보다 솔직하고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최고 퀄리티의 조언을 받을 수 있으니 기업입장에서 고마운 일이기도 하다.
이제 대충만든 제품이나 서비스를 무지막지한 마케팅으로 때우며 대박내는 시대는 지났다. 블로거들의 날카로운 눈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블로거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 블로거들을 적으로 대할 것인가 아군으로 만들 것인가. 기업들의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
참고: The blog in the corporate machine, The Economist
라디오키즈 Says
고민해봅니다. -_- 나는 그들에게 적이었는지 파트너였는지…
Sep 19th, 2006 at 6:16 pm
작은인장 Says
글쎄요…. 저는 어느 한 세력을 적 혹은 아군으로 분류할 수 없다고 봅니다. 각자가 각각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적도, 아군도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의 마케팅이 과거의 막무가네식, 물량식의 방식만을 고수한다면 블로거들을 적으로 만들기가 쉽겠지요. 이미지를 대충 광고해가는 방식보다는 정보제공식 마케팅이 더욱더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다면 이전보다 더 역효과가 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만…)
Sep 19th, 2006 at 7:28 pm
라띠 Says
라디오키즈/ ㅎㅎ 머리아프게 고민하진 마시길…
작은인장/ 역시 기업들이 하기 나름이죠^^ 정보제공식 마케팅이라면 역시 블로그가 좋은 툴이죠. 제가 기업 임원이라면 블로그 전담팀을 하나 정도 두겠습니다. 기업블로그도 운영하고 블로고스피어의 이슈도 모니터링하는 용도로…. 팀을 만들지 못한다 해도 이런 일을 하는 누군가가 최소 한명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Sep 19th, 2006 at 10:50 pm
astraea Says
시대가 점점 변하는걸 기업들도 감지하는거 같아요
블로그를 도입하는 케이스가 꽤 많죠
특히 해외는요,,우리나라는 아직 멀어보이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블로그계가 덜 성숙된걸가요?
아님 제가 과소평가하는걸지,,
Sep 19th, 2006 at 11:33 pm
라띠 Says
astraea/ 우리나라에선 일부 인터넷 회사들외엔 기업블로그를 찾아보기 힘들죠. 한국기업들도 조금씩 변화할거라 기대해 봅니다
Sep 20th, 2006 at 1:39 am
Memory Says
얼리어댑터까지만 해도 영향력은 미미(?)했지만 동호회를 중심으로 한 프로슈머층이 등장하면서 힘이 강해졌죠. 아직까지는 이들 프로슈머가 기업들 입장에서는 경계1호(?)지 싶습니다.
블로거의 경우는 아직 초기 단계라고 생각되지만 이 또한 언제 펑~하고 주류로 자리를 잡을 지 예측불가능한 영역이라고 생각도 드네요 ^^
Sep 20th, 2006 at 10:41 am
라띠 Says
Memory/ 맞는 말씀입니다. 디씨, 루리웹 같은 동호회(?)의 영향력은 정말 막강하죠. 이들과는 별개로, 블로거들이 강력한 세력으로 부상하는 것만은 확실해 보입니다.
Sep 20th, 2006 at 12:42 pm
미디어몹 Says
블로그라띠 회원님의 상기 포스트가 미디어몹에 링크가 되었습니다.
Sep 21st, 2006 at 9:54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