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의 마지막날… 지난해를 어떻게 살았는지 돌아보며, 또 한해를 어떻게 살지 계획하는 뜻깊은 날이다. 계획이라… 문득 예전에 회사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기획서를 작성했던기억이 난다.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혹은 프로젝트를 성사시키기 위해지샌 수많은 밤들, 반뼘 두께나 되는 3공 파일에 가득채운 엄청난 양의 기획서들, 각종 자료가 그득한 100메가가 훌쩍 넘는파워포인트 파일들. 한번의 프로젝트를 위해서도 이토록 많은 공을 들이는데… 왜 사람들은 그보다 훨씬 소중한 한번뿐인 자신의 인생을 위해서는 이정도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가?
그 이유를 함 생각해 봤다.
1. 어렵다.
아주 간단한 이유로 인생계획을 세운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인생은 하고싶은데로 되는게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 인생을 어림잡아 80년이라 치면… 80년짜리 기획서를 써야 한다. 이렇게 긴 프로젝트는 국가적인 대계에도 별로 흔치 않다. 정말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계획을 세운다 해도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 역시 인생은 어렵다.
2. 어른한테 이래라 저래라 할 사람 없어서.
회사에서는 기획서 마감일을 맞추지 못하거나, 대충 써냈다가는 바로 깨지고 미친넘 소리 듣기 일쑤다. 근데 인생계획서 제대로 안 만들었다고 누가 머라 그러는 일은 별로 없다. 긴장과 압박이 없으면 느슨해 지는게 인간이니까, 인생계획같은건 뒷전이 되기 일쑤다.
3. 인생목표 부재.
그냥 태어났으니 사는거지 뭐… 이런 식이다. 그냥 살아지는데로 살아가는 거다. 이런 사람 의외로 많더라. 목표가 없으니 계획은 당최 있을 필요가 없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남얘기가 아니다. 나도 이랬었구나.
아무리 어렵다고, 긴장과 압박이 없다고 내게 주어진 나의 인생을 외면할 수는 없는거 아닌가? 누가 말한건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데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잘게 쪼게면 못할 일이 없다“고 했다. 연령대로 쪼개건, 인생의 여러 aspect로 쪼개건, 직무 분야로 쪼개건… 인생계획한번 제대로 세워봐야겠다.
작년에 소니에서 블루레이를 출시한다길래 그냥 새로운 포맷이 나왔다부다 했는데… 아직 표준이 정해진건 아니었구먼. 울나라 대표주자 삼성도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생산했다는데 소니쪽에 붙을 모양이다. 삼성까지 붙은걸 보면 아무래도 블루레이쪽이 유리하겠네. 이코노미스트 예상도 그렇고. 암튼 이왕 붙을려면 한 넘 죽을때 까지 화끈하게 하는게 소비자들한테도 좋을 거 같다.
70년대 VHS 방식과 Beta 방식의 비디오가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것처럼 DVD를 이을 차세대 미디어 쟁탈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차세대 미디어는 기존 디비디의 빨간 레이저가 아닌 파란 레이저를 사용한다.
그럼 양 진영을 소개한다.
청코너는 도시바, NEC, 산요를 주축으로 한 HD-DVD진영이다. HD-DVD는 기존 DVD의 3배 용량을 저장할 수 있고, 생산 방식을 조금만 수정하여 기존의 DVD 생산라인을 이용하면 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있다. HD-DVD는 내년부터 생산될 예정이다.
홍코너는 소니, 파나소닉, 히다치, 필립스가 참여하는 블루레이 컨소시움이다. 블루레이는 DVD의 5배 용량을 커버할 수 있다. 소니가 2003년부터 이미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생산중이다.
이번 전쟁은 어느 쪽이 승리할까?
4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해 볼 수 있다.
1. 두 진영의 타협으로 두가지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포맷을 만든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너무나 치열한 접전이며 양쪽다 굽힐 의사가 전혀 없으므로 가능성이 적다.
2. 두 포맷의 병존? 가전사들이 두 포맷을 모두 커버하는 플레이어를 생산하여 두 진영이 병존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그러나 플레이어가 지나치게 비싸질 우려가 있다.
3. 두 포맷 모두 실패? 아예 시장 자체가 형성되지 않을 수도 있다. 표준화가 늦어지면서 소비자들도 업그레이드를 주저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화질, 고용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있는 한 이 시나리오의 가능성은 낮다.
4. 한넘 죽을 때 까지 끝까지 간다? 예전 VHS 방식과 Beta 방식이 그랬던 것처럼 역사는 되풀이 될 것이다. 가장 가능성있는 시나리오다. 예전 베타방식으로 고배를 마셨던 소니쪽(블루레이)이 또 한번 패배할까? 현재로서는 오히려 블루레이 진영이 조금 유리하다. 첫번째 이유로 블루레이 기술이 좀더 성숙된 기술이고, 게다가 이미 판매중이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소니는 최근의 MGM 인수를 비롯해 헐리우드의 메이저 영화사를 두개나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세번째, 가장 강력한 히든 카드는 차세대 게임 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 3 이다. 내년에 HD-DVD 플레이어에 앞서 플스3가 발매되면 블루레이 판매에 불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그렇게 되면 블루레이 진영이 확실히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하지만 아직도 수많은 헐리우드 영화사들이 표준 포맷을 결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HD-DVD 쪽에도 승산은 있다. 앞으로 몇달이 이 전쟁의 중요한 고비다. 내년 말이면 승자의 윤곽이 들어날 것이다.